20세기 최대 예술운동이었던 초현실주의(Surrealism)는 예술의 범위를 넘어 사람들의 의식 심층에까지 영향력을 미쳤습니다.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시대를 앞서가고자 한 뛰어난 크리에이터들은 이따금 초현실주의 이념과 중첩되는 표현을 선보였고 패션계에서도 초현실주의의 영향을 받은 듯한 참신한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습니다.
한편 초현실주의 작가들과 친분이 있던 엘사 스키아파렐리(Elsa Schiaparelli)는 초현실주의 사조 가운데 나타난 독특한 감각을 패션계에 적극적으로 접목했습니다. 또한, 초현실주의 작가들은 모자, 신발, 장갑과 같은 패션 아이템을 영감의 원천으로 삼아 회화, 사진, 오브제와 같은 작품 속에 담아냈습니다. 트롱프·뢰유(Trompe l’oeil, 속임수 그림) 일러스트를 도입한 의상, 안과 밖이라는 의식을 뒤집은 듯한 디자인 등 초현실주의를 계기로 나타난 독특한 발상력은 ‘기상(奇想, 기발한 발상)의 패션’으로서 오늘날까지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본 전시에서는 초현실주의 감성을 공유하는 작품군에 주목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본 〈기상(奇想, 기발한 발상)〉을 테마로 16세기의 역사적인 패션 플레이트(Fashion Plates)에서부터 현대 미술(Contemporary art)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전시를 선보입니다. 패션에 미친 초현실주의의 영향이라는 하나의 관점과 더불어 자유로운 창조력과 발상으로 패션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아름다움의 표현을 탐구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