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그저 콜라주가 그 냉정한 해석의 그늘에 약간의 조소를 담은 노래로서가 아닌 이 우연한 구속에 의지의 형상(象)을 개척하기를 바랍니다.
-오카노우에 토시코
1950년대 혜성처럼 나타난 오카노우에 토시코는 일본에서 쉬르레알리슴(초현실주의) 운동을 선도한 다키구치 슈조가 찾아낸 작가로, 사진 매체를 활용한 포토콜라주 작품을 통해 견줄 곳 없는 재능을 꽃피웠습니다. 1950년부터 1956년까지 매우 한정된 기간에 제작된 오카노우에의 콜라주 작품은 막스 에른스트의 콜라주에 깊은 영향을 받아 점차 풍부한 표현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작품은 전후 연합국군이 일본 국내에 남겨두고 간 라이프(LIFE)와 같은 해외 그래프저널리즘 잡지를 비롯해 보그(VOGUE), 하퍼스 바자(Harper’s BAZAAR) 등 패션 잡지를 소재로 만들어졌으며, 전후 부흥기 시대를 반영한 보도 사진으로 만든 배경과 전경(前景)에 떠오르는 당시의 최첨단 모드가 선명한 대비를 그리며 독특한 아름다움과 세계관을 끌어내 우리들의 마음을 뒤흔들 것입니다.
최근 들어 다시금 주목받기 시작한 동 작가의 활동은 이미 국제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으며 현대 콜라주 작가들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본 전시에서는 국내 소장품과 더불어 미국의 휴스턴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귀중한 작품들이 이번에 처음으로 일본에 돌아옵니다. 작가가 직접 쓴 시편과 추후에 그린 스케치, 관련 자료, 교토 복식문화연구재단의 드레스 소장품으로 구성한 참고 전시 등과 함께 새로운 시대를 향한 숨결이 느껴지는 유니크한 표현의 세계를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