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는 광활한 숲과 호수로 대표되는 풍요로운 대자연을 가진 북유럽 국가입니다. 기능성과 함께 세련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핀란드의 가구와 인테리어, 식기류 등의 제품은 오랫동안 사랑받아 왔으며, 최근 일본에서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1917년 러시아로부터 독립한 핀란드는 내셔널리즘이 고조되는 가운데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고 국민의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다양한 측면에서 모더니즘이 추진되었습니다. 이러한 동향은 유리 분야도 예외가 아니었는데, 1930년대 밀라노 트리엔날레와 만국박람회 등의 국제 전시회, 이를 위한 국내 대회가 많이 개최되는 동안 보다 모던한 디자인에 대한 요구가 점차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디자이너가 작업한 예술적 지향이 높은 제품인 ‘공예 유리(Art glass)’에서 핀란드다움이 싹트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젊은 디자이너들이 경쟁적으로 선보인 ‘공예 유리(Art glass)’는 국가 부흥의 일익을 맡았으며, 1950년대에 들어서면서 핀란드의 유리 공예는 한층 더 발전하여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고 세계 디자인계에 그 존재를 드러냈습니다.
본 전시는 디자이너가 직접 ‘공예 유리(Art glass)’라는 이름으로 디자인하여 장인과의 협동 작업을 통해 탄생한 작품에 주목한 전시회입니다. 1930년대 핀란드 유리 공예가 대두한 시기부터 1950년대에 시작된 황금기, 그리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8명의 디자이너와 작가가 작업한 약 140개의 훌륭한 작품에 초점을 맞춰 핀란드 유리 공예의 계보를 따라가 보고자 합니다.
창작자들은 유리라는 소재와 어떻게 대치하고 탐구하여 창작의 가능성을 넓혀갔을까요? 변함없이 빛나는 작품의 매력과 함께 각 시대, 각 작가들의 유리에 대한 신조와 도전, 작품 속에 담긴 메시지와 생각들을 엿보실 수 있는 기회입니다.